컴언

미움받을 용기 - 남 때문에 열등감 느끼지말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아쉽기만 했던 자기개발서

독후감

심리학 공부할 때 Freud, Rogers, Jung, Wundt, Skinner, Maslow 와 같은 시험에 잘 나오는(?) 분들이 기억나는데, 이 책은 그 때 나한테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Adler 의 관점을 소개하는 책이다. 제목은 미움받을 용기.


사람들이 나한테 이런 말을 하곤 하더라. 자기는 나처럼 항상 웃고 맨날 행복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친구가 많냐고 물어본다. 평소에 많이 웃는 것은 맞는데, 맨날 행복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건 너희 앞이니까 그런 거지... 인간이 어찌 매일 행복하겠느뇨... ㅋㅋ' 

친구가 많은 것은 친구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지인(acquaintance)이 많은 것은 맞다. 또한 아무래도 내가 지인에게도 친구 정도의 친밀함을 보이는 것 때문에 그런 듯. 


그러고 보니 그렇다. 내가 친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하게 될 거야 하는 걱정 때문에 쉽사리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가 없더라. 하지만 나는 한계가 있는 존재이고 모든 사람과는 친구 먹을 수는 없다. 영국의 인류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Robin Dunbar 씨는 150명이 인간이 친밀하고 꾸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친구'의 한계치라고 했다. (기사 링크, 가디언) 그런 점에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친구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거기에서 오는 피곤 때문에 가끔 인간관계에서 회의를 느끼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여기까지가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 미리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속이 후련한 느낌은 전혀 못받았고, 오히려 내 실제 인간관계를 예로 들어 책의 논리를 적용시켜 한참 고민하다가 잠을 설친 적도 많았다. 추천사를 쓴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씨는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좋은 책이라고 하던데... 나는 동의 못 하겠음. 책을 다 읽으니 결국 뚜렷한 답도 없었고, 한국의 흔한 자기개발서 읽고 나서 드는 허탈한 느낌 뿐이었다.


책의 주장에 대해서 간략히 요약해보자면


1. 아들러 심리학의 목적론 -- (예) 히키코모리가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은 과거의 대인관계에서 얻은 상처 때문(원인론)이 아니라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으려는 의도(목적론) 이다.

2.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 -- (예) 열등감 컴플렉스 (inferiority complex): 사실상 아들러의 주장에서 가장 유명한 개념. 열등감을 자신의 변명거리로 삼아서 결국은 자신을 바꾸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이다. 

3. 인정 욕구에 눈이 멀지 않게 하라. -- 자신을 만족시키는 일을 하라는 것. 어디서 들어본 얘긴 것 같은데?자기개발서

4. '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 나 고2 때 담임 선생님 급훈이 이거였다

5. 지금을 살아라. 카르페 디엠


3번 부터는 너무 뻔한 이야기라 설명하기가 귀찮다. 아들러 심리학의 중요한 개념인 목적론과 열등감 컴플렉스에 대해 설명할 때 까지는 진짜 흥미로웠다. 문제는 그 뒤부터 이어지는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 훈계들. 책 홍보에서 아들러 심리학을 엄청 강조하던데 나는 그냥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가지고 약파는 자기개발서라고 부르련다ㅋㅋ 


이치로 안타 신기록 달성 축하합니다



한국의 강간율은 일본의 10배 이상?

혼잣말

어느 날 일본 친구랑 야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아마 내가 한국은 성인동영상에 대한 규제가 심해서 야동 사이트를 검열한다고 했던 것 같다. 그 일본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라. "너 그거 알아? 한국의 강간율이 일본의 10배 이상이라는 거? 일본 야동 때문에 일본이 성문화가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폐쇄적이지만 욕구를 야동으로 해소하는 사람이 많은 거지."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역시 야동이 성욕을 해소 시켜주는 아주 좋은 문물이구나 생각했지 사실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른 나라와의 강간율 비교. 이 일화가 갑자기 떠오른 이유는 오늘 JTBC 뉴스룸에서 했던 팩트체크 코너를 보고 나서였다.



어느 일본 경제 잡지에 한국에서 일어나는 사기범죄율이 일본과 비교 했을 때 그 차이가 엄청나서, 대한민국은 사기대국이며 한국 사람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는 기사가 실렸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그렇다니깐, "우와 신기하다! 이래서 보이스피싱이 큰 골칫덩이라던데... 일본은 그런게 심하지는 않나보네." 라고 수긍할 뻔 했는데 이어지는 김필규 기자의 설명을 보자.


먼저, 절대적인 수치를 비교했을 때 사기 범죄 건수는 일본에 비했을 때 일곱 배 정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양국의 법정에서 "사기" 라는 개념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사기의 대부분을 고소사건이 차지하는데 (이를테면 돈 빌려주고나서), 이 사건들이 실제로 기소되는 비율은 20% 도 되지 않는다는 것. 일본도 고소제도가 있지만 예를 들어 한국에서 인구 1만명당 80건의 고소가 접수된다고 하면 일본은 1.3건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고소장을 접수할 때 완벽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일본 법정의 다른 점. 


강간율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본 법정에서는 남자 성기가 삽입되었을 때 비로소 강간이 성립된다고 보는데, 국제 통계에 실린 한국의 강간율은 sexual assault(성추행) 도 포함하기 때문에 각 국의 사법체계가 달라서 비교가 의미 없는 것이다.


왜 이런 한국을 까내리는 기사들이 일본 매체에 유독 자주 오르내릴까? 팩트체크에서 분석하기를, 잡지 등에서 혐한에 대한 주제가 실리는 호는 판매수가 늘어나는 상관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위안부, 독도 관련 사회 문제에 대한 기사를 많이 클릭하듯이 바다 건너 동네도 비슷한 것 아닐까.


나아가서, 일본 국민들은 자기 나라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일본의 제국주의 과거사 문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일부 일본 국민들. 역사 선생님 설민석 씨가 한 방송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 기억난다. 일본의 지폐를 보면 대부분 근대의 인물들이라고. 그들의 역사의 전성기가 근대였다고. 반면 세계 전쟁 이후 엄청난 발전을 이룬 이웃 두 나라 때문에 배가 아프고 위협으로 느낄수도. 요즘 특히 경제적으로 성장이 둔한 일본의 국민들한테는 "그 때 참 좋았지..." 를 넘어 전성기로의 회귀를 꿈꾸는 것과 동시에 이웃 나라를 까내림으로서 우월감을 느끼려는 쪼잔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팩트체크에서 나온 위 혐한 기사를 이용한 재미있는 말장난:


원문: 한국은 스스로 평가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일본만 맹비난 한다. 오히려 이런 행동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일.


 => 일본은 스스로 평가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한국만 맹비난 한다. 오히려 이런 행동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일.


하하하...